곶감단지를 만들었다. 맛이 좋고 보기에도 멋스러운 다식이다. 지난 초겨울, 유자쌍화차를 만들 때 함께 담았던 유자청에 호두와 잣 그리고 크랜베리를 버무려 속을 꽉 채워 완성했다. 이번에는 대추 대신 건조된 크랜베리를 넣었는데, 새콤한 맛이 견과류와 잘 어울린다. 사진 몇 장을 찍고 냉동실에 넣어 두었다가 주말에 솔잎차와 함께 내어 가족들과 함께 맛볼 생각이다.
곶감은 냉동실에 넣어두었다 내어도 곧 쫀득한 질감을 되찾는다. 누가 처음 곶감 만들 생각을 했을까? 호랑이가 ‘곶감’이라는 말에 기겁하고 달아났다는 내용의 전래동화가 있으니, 우리 조상들은 상당히 오래전부터 곶감을 만들어 먹었던 것 같다.
감(토종감)은 가공 방법에 따라 홍시(紅柹), 연시(軟柹), 반건시(半乾柹),건시(乾柹), 백시(白柹), 반시(盤柹) 등 다양한 이름을 가지고 있다. 단감과 달리 토종감은 떫은 맛을 내는 타닌(Tannin) 성분 때문에 익혀 먹는다. 홍시는 나무에 달린 상태로 붉게 익힌 것이고, 연시는 따서 말랑하고 부드러워질 때까지 인위적으로 후숙(後熟)시킨 것을 말한다. 홍시와 연시를 제외하고 꽂이에 끼워 말린 감을 모두 곶감이라 하는데, 그 중 반건시는 떫은 감의 껍질을 까고 반 정도 말린 감으로 하얀 분(감의 당분)이 아직 나지 않은 것이다. 건시는 반건시보다 더 말려 흰색 당분을 입힌 것. 백시는 감의 표면에 당분이 눈이 내려 앉은 듯 하얗게 보이는 것. 반시는 쟁반처럼 곶감을 납작하게 눌러 가공한 것을 말한다.
곶감단지는 속을 꽉 채워야 하기에 너무 마르지 않은 반건조 상태의 곶감이 좋다. 자신이 없다면 곶감 생산하시는 분에게 아예 곶감단지용으로 곶감을 보내달라고 부탁을 하면 된다.
나는 잘라두었던 곶감 꼭지를 버리지 않고 다시 제자리에 꼬옥 눌러 단지를 닫아둔다. 단지 속에 지방 성분이 많은 견과가 들어가기에 최대한 공기 접촉을 줄이는 것이 좋고 또 상온에 잠시 놔둘 때도 온전해 보이는 자태가 더 먹음직스러워 보이기 때문이다. 단지야, 너 예쁘다!